나자렛

[나자렛] 그리스 정교회의 가브리엘 성당과 마리아의 우물

테오필로 2007. 9. 10. 04:28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요한 7,37)

 

‘물’은 모든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이다. ‘물’의 소중함은 생명체가 없는 광야에서 한 순간이라도 서 볼 수 있다면 그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몸은 70퍼센트가 물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물이 깨끗하게 되면 우리는 건강한 것이다.

 

강은 흐르기 때문에 깨끗할 수 있듯이 ‘순환’이 없는 물은 죽음을 의미한다. ‘물’의 속성을 잘 묘사해 놓은 구절이 노자의 도덕경에 있다. 노자는 도덕경 8장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최고의 선덕은 물과 같다’고 했다. 물은 만물에게 좋게 베풀고 이롭게 해주지만 언제나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비천한 곳에 처해 있기 때문에 물은 도(道)에 가깝다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할 뿐 자기 자신을 위해 남으로부터 뺏거나 자리다툼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언제나 아래로만 흐르며, 막으면 흐름을 멈추어 괴고, 트면 흘러내린다. 물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아래, 밑을 향하여, 비천한 곳으로 흘러 생명을 적셔주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다. 물은 또한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다. 둥근 그릇에 넣으면 둥글고, 모진 데 넣으면 모가 진다. 그리고 물은 유약하다. 물은 차별하고 분별하고 구별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에 자신을 내어주고 생명력을 북돋아 줄뿐이다.

인간들은 자기를 고집하면서 무엇이든지 구분하고 차별하고 분별하여 나와 남을 가르고, 삶과 죽음을 나누고 선과 악을 차별 짓는다. 그러나 위치를 바꾸면 내가 남이고, 남이 나인 것을 모른다. 물은 흐르기 때문에 깨끗할 수 있다. 고이게 되면 썩게 된다. 물이 흐르는 것을 인생에서 순환하는 삶의 여정이라고 한다면 물이 고이는 것은 타성에 젖어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타성에 젖어 있을 땐, 예언자들의 소리를 간과하고 있는 운명의 시간일 것이다. 이 '물'이 보여주고 있는것이 바로 십자가의 신비이다.

 

 

‘성모영보 대성당’에서 ‘바오로 6세 길’을 따라 티베리아 방향으로 10분정도 걸어가면 ‘마리아의 우물’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새롭게 단장하여(1862년) 옛 정취를 느낄 수 없지만 그리스도교 ‘외경’에서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를 받은 곳이라고 전하고 있다.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루카 1,26-27)

그러나 루카복음에의하면 천사의 방문을 받은곳은 마리아의 집이었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시골에서 단 하나의 공동 우물을 사용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우물’이 주는 각별한 의미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은 ‘정화’와 ‘영원한 생명이나 행복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해갈의 의미도 있지만 만남과 친교의 장소이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승에 의하면 바로 이 우물에서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을 만났다고 이야기 하는지도 모른다.

 

가브리엘 천사와의 만남의 장소를 차치하더라도 어린 아기 예수님의 손의 잡고 물을 뜨러 오고갔을 마리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족할 일이다.

 

 

마리아의 우물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리스 정교회의 ‘가브리엘 성당’이 있다. 이곳은 마리아의 우물로 흘러 들어가는 ‘샘’이 있는 곳 위에 지어진 성당으로 12세기에 지어졌던 기념성당의 폐허 위에 1787년 그리스 정교회에서 가브리엘 천사에게 기념성전을 지어 봉헌하였다.

 

 그리스 정교회 '성모영보 성당' 안내판

 

현대식으로 지어진 "마리아의 우물"

 

 

 

 

그리스 정교회의 성모영보 성당..중앙에 십자가가 보이는 건물..

 

 

 

 

성당 앞마당에 있는 우물

 

성당 내부에서...마리아의 '샘'으로 들어가는 입구...

 

반 지하로 내려가면 그 안쪽에 '샘'이 있음

 

'샘'으로 들어가는 안쪽에서 성당 입구쪽을 보고...

 

'샘'을 둘러싼 철책

 

중앙에 '샘'물이 흐르고...그 위쪽엔 불을 밝히고 있는 등잔...그리고 그 주위엔 삼위일체 성화와 여러 성모님과 관련된 성화들이...

 

흐르는 물 주위엔 봉헌된 동전들이...

 

'샘' 옆에는 가브리엘 천사의 방문을 받는 마리아의 성화가...

 

샘 옆에 있는 '성모영보' 성화

 

'샘'물을 시음할 수 있도록...

 

그리스 정교회 '성모영보' 성당의 중앙 제대쪽

 

그리스 정교회 성모영보 성당의 천장 장식

 

중앙 제단쪽

 

독서대쪽

 

출입구쪽

 

 

 

천장 중앙...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천장 다른편 중앙에 있는 성모님...

 

성모영보..우물가에서 가브리엘 천사의 방문을 받고 있는...

 

강론대...

 

 

 

 

 

 

'우물’이 생명의 근원이며 풍요의 상징이듯이 마리아의 응답인

‘예’가 바로 목마른 모든 이들을 위한 '우물'이었다.

 

쓰임 많고 겸손하고 값지고도 조촐한 누나

‘물’에게서 내 주여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성프란치스코, 태양의 노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