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게헨나-힌놈 계곡

테오필로 2008. 11. 22. 04:29

 구 예루살렘을 사이에 두고 키드론 계곡은 성전 동편 오른쪽에서 올리브산 사이로 흐르고, 예루살렘 서남쪽으로는 힌놈 계곡이 있는데 이 두 계곡은 다윗도성 아래쪽, 실로암 연못이 있는 곳에서 만나 유다 광야의 협곡을 가로질러 사해로 흘러 들어간다.

 

 성전 동편의 키드론 계곡은 예언서 에제키엘서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장차 도래할 메시아의 재림을 기다리는 구원의 상징이라면(에제 43,2.4), 힌놈 계곡은 구약시대뿐만 아니라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듯 ‘지옥’을 상징하는 단죄된 계곡이었다.

 

‘게헨나’는 히브리어로 ‘골짜기’를 뜻하는 ‘게(ge)'와 사람 이름인 ’힌놈(Hinnom)'의 합성어로 우리말로는 ‘게엔나’, 게헨나, 힌놈의 골짜기로 번역되었고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벤힌놈’으로 그리고 새성경에서는 ‘벤 힌놈’으로 번역되었다.

 

힌놈 계곡은 자파문의 서쪽에 있는 넓고 평편한 곳에서 시작하여 2차성전시대에는 연못이 있던 곳을 지나 시온산 언덕 아래쪽으로 흘러 키드론 계곡과 만나는 대략 1키로 길이의 계곡이다.

 

실로암 연못과 인접한 그리스 정교회의 '하켈 드마' 수도원에 이르는 지점에서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 있어 성경에서 저주의 장소가 되었던 곳임을 연상할 수 있다. 이곳 힌놈 계곡은 야훼 하느님을 저버린 유다 백성이 암몬족의 신 몰록에게 어린 아이들을 제물로 살라 바친 곳이다(2열왕 23,10; 예레 7,31-32; 32,35; 2역대 28,3; 33,6).

이 의식은 기원전 10세기 솔로몬 왕 재위 기간 그리고 기원전 7세기 므나쎄 왕 때 행해졌으며 기원전 6세기 바빌론에 유배되기까지 계속 되었다. 그 후 게헨나는 희생제사의 장소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쓰레기장으로 사용되었다.

 

열왕기 하권 제23장 10절에서는 요시아 임금의 종교개혁을 설명하면서 ‘힌놈 골짜기’를 언급하고 있고,

2열왕 23,10 임금은 ‘벤 힌놈 골짜기’에 있는 토펫을 부정한 곳으로 만들어, 아무도 제 아들딸을 불 속으로 지나가게 하여 몰록에게 바치지 못하도록 하였다. 

 

예레미야서 제7장은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내리신 말씀으로 예레미야의 성전 설교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유다 자손들이 주님이 보시기에 역겨운 짓을 저질렀음을 언급하는 대목이다.

예레 7,31-32 그들은 ‘벤 힌놈 골짜기’에 토펫의 산당을 세우고 저희 아들딸들을 불에 살라 바쳤는데, 이는 내가 명령한 적도 없고 내 마음에 떠오른 적도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제 그날이 오고 있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는 그곳이 더 이상 토펫이나 벤 힌놈이 아니라 ‘살육의 골짜기’라 불릴 것이다. 그들이 묻힐 곳이 없어서 토펫에 시체를 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레미야서 제19장 1절부터는 예레미야가 ‘힌놈 골짜기’에서 백성의 원로들과 원로 사제들이 보는 앞에서 질그릇을 깨며 예언하면서 더 이상 토펫이나 벤 힌놈의 골짜기가 아니라 살육의 골짜기라 불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예레 19,1-6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옹기장이의 단지를 하나 사라. 그러고 나서 백성의 원로들과 원로 사제 몇을 데리고, ‘토기 문’ 곁에 있는 ‘벤 힌놈 골짜기’에 나가, 거기에서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말을 선포하여라......그러므로 이제 그날이 오고 있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는 이곳이 더 이상 토펫이나 벤 힌놈 골짜기가 아니라 살육의 골짜기라 불릴 것이다.

 

예레미야서 제32장은 비록 유다 백성들이 하느님께 역겨운 짓을 하여 버림을 받겠지만 분노와 진노와 큰 노여움을 거두고 다시 이곳으로 데려와 편히 살게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힌놈 골짜기’에서의 역겨운 짓들을 언급한다.

예레 32,35 또한 그들은 ‘벤 힌놈 골짜기’에 바알의 산당들을 짓고, 저희 아들딸들을 몰록에게 제물로 바쳤다. 이런 일은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적도 없다. 유다에게 이따위 역겨운 일을 저질러 죄짓게 할 생각은 내 마음에 떠오른 적도 없다.”

 

역대기 하권 제28장 3절에서는 스무 살에 임금이 된 아하즈가 주님의 눈에 벗어나 바알 신상을 만들고 ‘힌놈 골짜기’에서는 자기 아들들을 불 속으로 지나가게 하였음을 언급한다.

2역대 28,3 그는 ‘벤 힌놈 골짜기’에서 향을 피우고,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쫓아내신 민족들의 역겨운 짓을 따라, 자기 아들들을 불 속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역대기 하권 제33장 6절에서는 열두 살에 유다의 임금이 된 므나쎄가 아버지 히즈키야가 무너트린 산당들과 바알 제단들을 다시 세우고 아세라 목상들을 만들어 경배 하며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음을 이야기하면서 ‘힌놈 골짜기’를 언급한다.

2역대 33,6 그는 또 ‘벤 힌놈 골짜기’에서 자기 아들들을 불 속으로 지나가게 하고 요술과 마술과 주술을 하였으며, 영매와 점쟁이들을 두었다. 이렇게 그는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많이 저질러 주님의 분노를 돋우었다.

 

라틴어 불가타역본의 신약성서에서 사용된 ‘gehenna'는 우리말로는 ’지옥‘으로 번역되었지만 예수님께서 친히 사용하신 악인들에게 경고하는 심판의 장소(마태 5,22; 5,29-30; 10,28; 18,8; 23,15; 23,33; 마르 9,43; 9,47; 루카 12,5 등)였다. 이렇게 사람이 불태워진다는 상상력에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종말론에서 죽은 뒤 저주받는 ’지옥불‘의 개념이 생겨났다. 그러나 탈무드에서는 정화의 장소로만 언급된다.

 

마태 5,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마태 5,29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마태 5,30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마태 10,28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마태 18,9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불타는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한 눈으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마태 23,15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마태 23,33 너희 뱀들아,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지옥형 판결을 어떻게 피하려느냐?

마르 9,43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마르 9,47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루카 12,5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야고 3,6 혀도 불입니다. 또 불의의 세계입니다. 이러한 혀가 우리의 지체 가운데에 들어앉아 온몸을 더럽히고 인생행로를 불태우며, 그 자체도 지옥 불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구약과 신약에서 모두 저주와 심판의 장소였지만 여호수아기에서는 유대지파와 벤야민지파를 구분하는 경계표시이기도 했다.

여호 15,8 그 경계는 다시 여부스 곧 예루살렘의 남쪽 비탈을 따라 ‘벤 힌놈 골짜기’로 올라간 다음, 서쪽으로 ‘벤 힌놈 골짜기’ 맞은편 산꼭대기로 올라가서는 르파임 골짜기의 북쪽 끝에 다다른다.

 

여호 16,16 르파임 골짜기 북쪽에 있는 ‘벤 힌놈 골짜기’ 맞은쪽 산 끝으로 내려간다. 또 여부스 남쪽 비탈을 따라 힌놈 골짜기로 내려가서 엔 로겔로 내려간다.

 

느헤미야기 제11장 30절에서는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와 예루살렘 밖에 자리를 잡은 이들을 이야기 하면서 유다의 자손들 가운데 일부가 브에르 세바에서 ‘힌놈 골짜기’까지 차지하고 살게 되었음을 언급한다.

느헤 11,30 자노아, 아둘람과 거기에 딸린 촌락들, 라키스와 거기에 딸린 들판, 아제카와 거기에 딸린 마을들에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그들은 브에르 세바에서 힌놈 골짜기까지 차지하고 살게 되었다.

 

구약과 신약에서 모두 저주의 장소로 언급되는 힌놈 계곡은 세월이 흐른 지금 완전히 탈바꿈해 있다. 계곡 위에는 아름다운 공원과 함께 예술인들의 작업장과 상가들이 있고, 2차성전시대에 연못이었던 곳은 주기적으로 축제와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길 아래쪽엔 음악센터와 시네마텍으로 조성된 예술과 공원 공간으로 바뀌어 있어서 한적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 되었다.

 자파문 외곽 성곽...자파문 건너편이 힌놈 계곡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자파문에서 바라본 전경...도로 건너 공원이 있는곳에서부터 힌놈 계곡이다.

 자파문 건너편의 공원

 아트 센터

 

 예루살렘 성곽쪽에서 본 아트센터

 아트센터 아래쪽의 공원

 예술인 마을로 세계의 유대인 갑부들이 사는 곳이라고...마을 이름은 예민 모세이다.

 2차 성전시대에 '연못'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지금은 공연과 축제의 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른쪽에 큰 사각 건물은 이스라엘 건국이 선언되었던 '킹 다비드 호텔'이고 그 앞쪽에 있는 마을은 1860년경 예루살렘에 처음으로 세워진 유대인 동네이다. 이 동네를 세운 모세 몬테휘리 경의 이름을 따서 '예민 모세'라고 부르며 풍차 내부에 기념 박물관이 있다.

 연못이 있던곳의 지하보도...지하보도 위쪽은 예루살렘 자파문에서 베들레헴으로 가는 도로

 사진 아래 오른쪽에 자파문쪽이고...사진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도로 중간 공터가 힌놈 계곡으로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이다.

 연못 아래쪽 공원

 

 

 

 

 

 사진 중앙 나무 뒤쪽의 빨간색 지붕이 예루살렘 시네마텍 건물

 예루살렘 시네마텍

 

 예루살렘 시네마텍에서 바라본 전경...자파문 쪽...왼쪽 도로는 베들레헴으로 가는 도로

 시네마텍에서 힌놈 계곡 아래쪽을 바라본 전경...사진 왼쪽 위쪽 도로는 시온산으로...시온산으로 향하는 도로이다.

 사진 중앙의 탑은 시온산 성모님 영면성당의 베네딕도회 수도원 건물의 종탑

 힌놈 계곡으로 향한 시온산 언덕

 음악 센터

 시온산 언덕 아래쪽 힌놈 계곡에 있는 음악 센터

 힌놈 계곡과 음악 센터...왼쪽 건물이 음악 센터임

 시네마텍에서 힌놈 계곡 아래쪽을 향하여 본 전경

 

 

 

 

 힌놈 계곡 산책길

 

 힌놈 계곡에서 하켈다마 수도원을 향하여...힌놈 계곡 아래쪽...오른쪽에 바위들이 있다.

 

 

이방 몰록 신에 제사 지내졌을 듯한 형상들의 바위들...

 바위를 올라가는 아랍 아이들...

 

 

  힌놈 계곡의 기암들...

 

 

 

 

 

 

 

 

 

 

 

 

 

 

 

 

 

 

 

 

 하켈다마 수도원쪽에서 바라본 힌놈 계곡의 윗쪽...오른쪽 언덕은 시온산 언덕...

 

 

 

 힌놈 계곡 아래쪽을 향한 전경...

 힌놈 계곡 위쪽을 향한 전경

 

 베들레헴을 향한 도로 위에서 힌놈 계곡 아래쪽을 향한 전경

 

 

 힌놈 계곡 아래쪽에서 바라본 시온산 언덕...도로 위쪽이 시온산 언덕

 사진 중앙에 있는 도로는 힌놈 계곡  위에 만들어진 도로이고, 도로 오른쪽이 시온산 언덕

 

 

 

 

 

 

 시온산 언덕쪽에서 바라본 힌놈 계곡

 

 

 

 

 

 

 시온산 언덕에서 바라본 힌놈 계곡과 하켈 드마 수도원...계곡 바위를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다 보면...바위 끝쪽에 있는 건물이 하켈 드마 수도원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고 받은 은전 30량으로 산 '피의 밭' 위에 지어진 그리스 정교회의 하켈 드마 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