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준비는 어떻게?

성지순례가 일상의 탈출?

테오필로 2010. 4. 28. 03:07

 

성지순례가 일상의 탈출?

 

사람들은 늘 일상의 탈출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쳇바퀴 도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픔이며 또한 멈출 수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삶의 굴레에서 해방되고자 함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배낭을 메고 훌훌 떠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래서인지 순례자들의 모습 속에서도 순례자다움보다는 일상의 탈출을 꿈꾸고 있는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순례자들에게서 순례자다운 경건함과 신앙의 뜨거움을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신(마르 10,27)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실 거라는 작은 믿음으로 참고 인내하게 됩니다. 다만 일상의 삶으로 되돌아가 엠마오로 돌아가는 제자들이 느꼈던 그 뜨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빌면서……. 왜냐하면 일상을 탈출한 사람들만이 진리는 비범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기에 말입니다.

 

서론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먼저 일상의 탈출을 꿈꾸었던(?) 한 여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바로 6세기경에 살았던 은수자인 이집트의 성녀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는 17년 동안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거리의 여성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28세 때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내러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순례자들과 함께 순례길을 떠나는데 순례 도중에도 악습을 고치지 못하고 열심한 순례자들을 타락시켰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 같아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서 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눈을 들어 마리아상을 바라보는데 성모님께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이에 자신의 잘못을 크게 깨달은 후 기쁜 마음으로 성당 안에 들어가 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요르단으로 가서 여생을 지내라는 음성을 듣고서 은수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녀는 요르단 광야에서 47년 동안이나 아무도 만나지 않고 홀로 살았다고 합니다.

 

당시 팔레스티나에는 한 곳에서만 43년 동안 살면서 하느님을 섬기는 조시무스(Zosimus)라는 열심한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요르단으로 향하다가 기도 시간이 되어 시편 기도를 하는데 “신부님, 나는 여자인데 당신의 겉옷을 던지면 나를 볼 수 있습니다”라는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조시무스는 마리아에게 성체를 영해주고 다음 해에 만나기로 하고 돌아왔고, 약속된 날에 다시 영성체를 해주었습니다. 그 후 약속한 다음 장소로 갔으나 마리아는 이미 운명하고 있었고, "가련한 마리아는 장사지내 달라고 청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와디켈트 성 조지 수도원에 있는 성화. 왼쪽이 조시무스 수도자, 앙상하게 뼈만 남은 마리아의 모습은 고행을 상징한다.

 

 

 

 

 

 

일상의 탈출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일상 안에 계신 하느님과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