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고

유혹의 산 수도원

테오필로 2009. 12. 28. 22:25

 

유혹의 산 수도원

 

유혹의 산 수도원(The Monastery of the Temptation, 그:  Μοναστήρι του Πειρασμού, 아:  Deir al-Quruntal)은 팔레스타인 서안에 있는 고대 도시 예리고(Jericho)에서 북서쪽으로 약 3킬로미터 떨어진 유혹의 산 중턱에 세워져 있다.

 

 

유혹의 산 수도원은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화물열차가 서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오른쪽에 보이는 산이 유혹의 산이다.  

 

 

 

 

 

 

사진 왼쪽은 유혹의 산 수도원,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케이블카 타는 곳과 음식점. 사진 오른쪽 아래는 주차장

 

 

 

세 개의 하얀 지붕 중 가운데에 있는 지붕이 예수님께서 첫 번째 유혹은 받은 경당이다. 

 

 

 

 

 

 

‘유혹의 산’(Mount of Temptation)은 해발 350미터의 높이에 산 정상은 약 100 × 40 미터의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고 3면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 중턱에 있는 수도원은 예리고 시가지와 멀리 요르단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은수자들이 살았던 동굴들 

 

절벽 아래 반질반질하게 길이 나있는것이 보이는데, 사람과 짐승들이 다닌 길의 흔적. 은수자들이 동굴로 가기 위해 이 길을 걸었으리라...

 

 

 

유혹의 산 정상은 유다가 그리스 제국에 정복된 헬레니즘 시기의 왕국인 셀레우코스 시대(기원전 312-기원전 63년)에 시리아의 군사령관에 의하여 요새가 지어졌고 그 후 하스모네오 왕조가 정복하였고 프톨레마이오스는 이곳에 ‘독’(Doq)이라고 부르는 작은 요새를 만들었다.

시몬 마카베오(1마카 5,17. 시몬 마카베오는 셀레우코스 왕조에 의하여 유다인들이 핍박을 받자 이에 대항하여 그의 형제들인 유다와 요나탄과 함께 항쟁에 참가 했으며 하스모네오 왕조의 첫 왕자가 되었다. 그는 기원전 142-135년까지 통치했다.)는 기원전 135년 대사제의 사위인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유혹의 산 정상 요새에서 그의 아들들과 함께 살해되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유다 지방을 차지하려고 시몬과 그의 아들들을 초대하여 요새에서 성대한 잔치를 베푼 후 그들이 술에 취하자 미리 숨겨둔 병사들로 하여금 연회장을 덮치게 하였다(1마카 16,11-17참조).

 

340년경 카리톤(St.Chariton) 성인은 유혹의 산 정상에 있던 요새의 폐허 위에 ‘도우카의 라우라’(Laura of Douka)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꽃을 피웠다. 이 공동체의 이름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건설한 요새의 이름(Doq)에서 따왔다. 카리톤 성인은 엔파라(En Farah)에서 와서 이곳에 5년을 머물고 다른 공동체(Laura of Souka)를 만들기 위해 떠나갔다. 이곳의 수도자들은 ‘꽈란타나의 수도자’라고 불렸는데 ‘꽈란타나’(Quarantana)는 복음에서 예수님이 단식한 ‘40일’을 의미한다. 이곳의 수도자들은 산을 하나의 도시처럼 만들었는데 페르시아 군대에 의하여 614년에 모두 파괴 되었다.

   

공관복음은 모두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광야로 가서 악마에게 유혹(마태 4,1-11; 마르 1,12-13 ; 루카 4,1-13)을 받았음을 언급하고 있다.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께서는 곧 예수님을 광야로 보내셨고,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전한다.

마태오 복음 또한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후 바로 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나가시어 사십일 동안 밤낮으로 단식 하신 후에 악마에게 유혹 받았음을 전하는데,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은 장면(루카 3,21-22) 바로 뒤에 예수님의 족보(루카 3,23-38)를 언급하고 그 뒤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전한다.

 

동방의 수도자들이 광야로 나가 수도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 광야로 나간 것이 기원이 된다. 열심한 수도자들은 사순시기가 되면 광야로 나가 40일 동안 마른 빵과 물만 먹으면서 예수님의 유혹과 수난을 기억한다.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마르 1,12-13 ; 루카 4,1-13)

마태 4,1-1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그런데 유혹자가 그분께 다가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데리고 거룩한 도성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유혹의 산 수도원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가 326년에 성지순례를 하면서 ‘거룩한 장소’ 중 하나로 확인 되었다. 이미 4세기에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단식하며 세 가지 중 두 개의 유혹을 받았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예리고를 포함한 성지 팔레스티나는 630년경에 이슬람 칼리프 오마르(Umar 586/590- 644)에게 정복 되면서 무슬림들의 통치하에 놓이게 되었고 유혹의 산 수도원도 이때 파괴 되었다.

 

1099년 십자군에게 수복된 후 유혹의 산에는 두 개의 성당이 지어졌는데 하나는 산 중턱에 그리고 두 번째 성당은 유혹의 산 정상에 지었다. 

그러나 팔레스티나는 무슬림들에게 다시 정복되고 성당들도 파괴되었다. 현재의 수도원은 그리스 정교회에서 1874년에 부지를 구입하여 1895년에 예수님께서 단식하시며 앉아 계셨던 동굴의 바위 위에 지은 것이다.

 

 

 

 

 

 

 

 

 

 

 

 

 

오른쪽은 동굴이 있는 절벽이고, 왼쪽 건물은 수도자들의 방 

 

 

 

 

 

 

 

수도원을 들어서 길쭉한 복도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넓은 동굴이 나온다. 동굴 안쪽에는 철문으로 닫아 놓은 곳이 있는데 이 안쪽 동굴은 예수님께서 40일간 머무실 때 주무신 동굴이라고 한다. 

 

 

 

 

 

복도로 나와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유혹의 산 수도원 성당이 나온다.

 

 

 

 

 

 

 

 

 

정교회 성당 안쪽에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면 십자가가 새겨진 작은 바위가 있다. 이 바위 위에 예수님께서 앉아 계실 때 마귀가 나타나 예수님을 유혹하였다고 한다. 악마는 사십일 밤낮 단식하여 허기지신 예수님에게 나타나 돌을 빵이 되게 하라는 첫 번째 유혹을 한 장소이다.  

 

 

예수님께서 이 바위에 앉아 계실 때 마귀가 와서 예수님께 유혹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유혹의 산 정상으로 예수님을 대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영광을 보여주며 악마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모든 것을 주겠다는 유혹을 하였다. 두 번째 유혹의 장소는 예루살렘 대성전이고,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 보라는 유혹이었다.

마귀가 예수님을 유혹하고 있는 성화 

 

그리스 정교회에서는 1874년 정상에 성당을 지으려고 했지만 완공하지 못하고 주변 울타리 벽만을 완성하였다. 수도원 위쪽에 미완으로 남아있는 성당 담벼락을 볼 수 있다. 유혹의 산 정상은 성곽이 남아있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마치 요새처럼 보인다. 유혹의 산 수도원에서 구부러진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30분 정도 거리이다.

 

 

 

수도원 근처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올라갈 수도 있지만 산 아래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면 10여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거리이다. 케이블카를 타는 바로 근처에 ‘고대 예리고’의 유적지가 위치해 있다.

 

 

케이블카 타는 곳. 매점과 음식점 

 

 

 

 

 

 

 

 

 

 

 

유혹의 산 수도원을 나서서 조금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작은 길이 나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유혹의 산 수도원과 절벽 아래 중간쯤에 폐허가 된 정교회 수도원이 있다. 비록 폐허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가파른 절벽의 동굴에서 수도생활을 했던 수도자들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유혹의 산 수도원 아래쪽에 폐허가 된 수도원이 남아 있다. 

 

 

 

수도원 화장실...절벽 낭떠러지에 만든 화장실 

 

 

 

 

 

 

 

 

 

 

 

 

 

동굴에 줄이 놓여 있는 것은?...수도자들에게 음식을 올려 주기 위한 밧줄임. 

 

 

 

 

 

보편교회에서는 공현 대축일 후 첫 주일에 주님 세례 축일을 기념하는데, 이스라엘 성지 관구에서는 전통적으로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 날 예리고 근처 요르단강가에 가서 성지 관구장이 주례하는 주님의 세례 대축일을 기념하고 이어서 바로 유혹의 산 수도원을 순례한다. 형제들과 순례자들은 유혹의 산 수도원 앞에서 말씀의 전례를 거행한 후 문을 두드리면 기다리고 있던 정교회 수도자는 수도원 문을 열어 준다. 그리고 차와 음료를 형제들과 순례자들에게 제공해 준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마태 4,4)